드래곤볼 작가 사망 『아키라 토리야마(鳥山 明)-"만화의 신" 잠들다. 향년 68세』
일본을 넘어 전세계적인 만화의 거장 아키라 토리야마(鳥山 明)선생이 2024년 3월 1일 급성경막하혈종으로 세상을 떠났다. "닥터슬럼프", "드래곤볼", "드래곤퀘스트" 등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친 작품들을 만들어온 그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전세계가 슬픔에 잠겼다.
필자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다수의 남자들이 드래곤볼을 보고 자랐다해도 과언이 아닐정도이다. 짧게 그의 인생을 추억해보자
아키라 토리야마 그는 누구인가?
1955년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때부터 그림 그리는것에 관심이 많은 아이였다고 한다. 성인이 된 후 회사에 취직했으나 너무나도 자신과 맞지 않아 지각을 자주하고 업무에 적응하지 못해 상사에게 자주 혼이 났었다고 한다.
결국 대책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생활을 오래하던 그는 우연히 본 만화 공모전에 지원을 했으나 낙방, 이 후에도 소년점프에 투고를 했지만 또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당시 소년 점프의 편집자였던 토리시마 카즈히코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추가 원고를 요구했고 굉장한 우여곡절끝에 데뷔를 할 수 있었다.
극초반에는 인기가 없었지만 "닥터 슬럼프"를 연재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사람들이 토리야마 아키라가 드래곤볼로 성공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이 때 이미 큰 성공을 한 상태였고 오히려 가벼운 개그물로 시작한 드래곤볼은 초반 연재 중에는 인기가 좋지못했다.
이후 본격적인 격투물로 방향을 틀며 인기가 올라갔고 천하제일 무술대회에서 피콜로와의 결투를 끝으로 작품을 끝내려던 토리야마는 세계관을 넓혀 사이어인이라는 설정을 가져오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전세계 만화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의 시작이 되었다.
그는 드래곤볼을 연재를 하는 약 10년의 기간동안 원고뿐만 아니라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의 캐릭터, 몬스터 일러스트, 부정기 단편 연재 및 각종 작업물을 소화하면서도 단 한번도 연재 펑크를 낸 적이 없는 근면 성실의 아이콘이 되었다.
드래곤볼 아니, 아키라 토리야마의 영향력
만화는 데즈카 오사무와 토리야마 아키라 이전과 이후라고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드래곤볼 보다는 난생 처음 보는 귀여운 그림체의 닥터 슬럼프가 연재됐을 당시 극화체 위주에 무거운 분위기 일색이었던 일본 만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다.
오죽하면 다카하시 루미코(이누야샤 작가) 작가 또한 기조에 맞게 극화체를 구사했으니 말이다. 이런 분위기를 아키라 토리야마가 데뷔하며 큰 영감을 만화계에 던져준 것이다.
이 후 드래곤볼은 말이 필요없는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일본, 한국, 중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 유럽, 북아메리카 등 전 세계에서 드래곤볼을 모르는 나라가 없을 정도이다. 일본 내에서는 이미 드래곤볼은 하나의 산업이 되어버렸다.
작중 "셀"과의 전투를 끝으로 작품을 완결 지으려 하자 일본 문부성 차관이 찾아와 연재를 계속해 달라고 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미 프리더 전에서부터 작품을 끝내고 싶었지만 주변에서 그를 놔두지 않았는데 그에겐 또다른 악재(?)가 터지고 만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확인 되지 않은 야사같은 소리인데 한 디자이너가 드래곤볼 슈퍼의 외주 관련 작업을 하다 우연히 토리야마 선생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때 느낀 감정이 '이 정도로 성공한 작품은 더이상 작가가 끝내고 싶어도 끝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구나'였다고 한다. 드래곤볼과 관계된 출판, 애니, 게임, 각종 상품과 관련 종사자들까지 작가가 그만두고 싶다고 그만둘 수 없는 수준, 하나의 산업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인간 아키라 토리야마, 필자의 생각
필자는 그를 만나본적 없다. 대화를 나눠본적도 없다. 그의 실제 모습, 인품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가 인터뷰에서 남겼던 몇몇 말들 중 일종의 지침처럼 삼는게 있다.
바로 "나는 드래곤볼을 그릴때 오직 일본의 소년들이 행복하기만을 위해 만화를 그렸다"라는 인터뷰가 있다. 나는 이 멘트를 아주 좋아한다.
일종의 립서비스가 더해진 말일 수도 있지만 '작가'라는 프로의식을 가장 잘 표현한 멘트가 아닌가 싶다. 많은 만화가 지망생들이 이와 관련한 고민을 한다. 예술을 추구할 것인지 상업적 만화를 추구할 것인지, 이는 생각보다 깊은 고민거리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인터뷰를 보며 복잡했던 머리속이 완전히 정리가 되어버렸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것은 다르지만 내가 꿈꾸는 '만화가'라는 '직업'은 타인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그 작품을 보고 자란 수많은 아이들은 작품을 보는 동안 행복했었고 살아갈 용기를 얻은 아이들도 틀림없이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드래곤볼이 결국 인간 토리야마 아키라의 증거인 것이다.